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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낙연 대표,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메시지

작성일자
2024.04.16. 10:02

이낙연 대표,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메시지


<세월호참사 10년, 우리는 ‘빚진 자들’입니다>

참사 10년.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흘러버린 '세월'을 세며, 떠나신 이들을 생각합니다.

기울어지는 배를 생중계로 지켜보며 충격 속에 무력하기만 했던 시간을 기억합니다. 그날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입니다.

그해 7월, 저는 막 취임한 전남지사로서 참사 이후 팽목항에 남아계셨던 실종자 가족을 방문했습니다. 공직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위로의 말씀을 드리려 했지만,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그분들이 감당하고 계셨던 것은 사람의 말로 위로될 수 없는 깊고, 거대한 슬픔이었습니다. 눈물 닦을 것을 건네 드리고 같이 앉아있는 것 말고는 모든 행동이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그런 고통이었습니다.

이후 우리 사회는 달라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대형 참사의 비극은 다른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여전히 도사리고 있습니다.

 '안전 사회 건설', '다시는 세월호의 비극이 없게 하자'는 구호와 정치권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또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책임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백 명이 희생되신 참사의 원인을 밝히지도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행정의 오류는 당연시되고, 인명은 더욱 경시될 것입니다. 정치는 더욱 무력해지고 정부는 더 뻔뻔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세월호 10년인 오늘도 '안전 사회'는 우리에게 멀기만 합니다.

세월호참사로 세상을 떠나신 304분의 명복을 빕니다. 남겨진 가족과 생존자들의 평안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 제주도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꿈꾸었던 가족들, 즐거운 여행을 계획하며 배에 올랐던 분들이 누리지 못했던 삶에 우리는 빚지고 있습니다. 304분의 영혼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현 정부와 사회가 진정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세월호의 부모가 이태원의 부모를 위로하는 비극이 다시 없도록, 국가의 행정, 안전과 관련한 직무 윤리와 모든 시스템이 다른 무엇보다 '생명'을 가장 중시하기를 강권합니다.


2024년 4월 16일

새로운미래 공보실